광야 3

황량스러운 광야 그 한 가운데에
그저 망연히 서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길은
또 하나의 좌절을 주고
지금 서 있는 곳이
정작 길이 맞기는 한건지……
 
계속되는 침묵은 고통을 더하고
아픔을 호소할 대상도 없어
그저 울음을 삼킵니다
 
붉게 물든 하늘이 어두워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면
고독한 들짐승의 울음소리
 
두려움을 호소할 친구가 없어
그저 심호흡을 해봅니다
오랜 옛날 그의 광야처럼
그리도 오래도록 침묵하십니까?
 
광야의 끝에 펼쳐질 또 다른 광야에서
그제서야 노래를 부를겁니다
의미를 찾은 발걸음의 가벼움을
그제서야 말할 수 있을겁니다
 
그렇습니다.
광야 가운데로 난 그 길에서

2004.6.21 싸이월드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