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

* 블로그라고 만들어 놓기만 하고, 도저히 뭔가를 써볼 시간을 못내고 있습니다. 일단 다른 곳에 예전에 올렸던 글들을 이곳으로 퍼오는 작업을 짬나는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조만간 새로운 내용도 포스팅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
 
가족공동체와 커뮤니케이션
 
교회 안에서 우리는 그리 어렵지 않게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부른다. 나는 이것을 서로가 서로에 대하여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끈이라는 것이 그렇게 강하다. 원래는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가족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슬픈 사실은 그러한 가족공동체가 그 구성원들간의 대화를 상실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 몇 명의 지체들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꽤 여러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고 힘들어하면서도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혼자서 좀 힘들어 하면, 혼자서 좀 고민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고귀한 희생정신이 아니다. 나만 힘들고 말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한게 또 있을까?
 
실제로 이러한 태도는 상당히 이기적인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태도는 가족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 자신은 아무런 나눔 없이 혼자 힘들어해도 그 짐은 이미 모든 가족에게 전이된다. 다른 가족들은 그 짐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힘들어하게 된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나누지 않은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무뚝뚝해서…라는 핑계로 그냥 넘기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가족 공동체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를 역설하는 것과도 같다. 숨기는 것은 답이 되지 않는다.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깨어 있으라.”(막14:34) 예수님께서도 자신의 고뇌를 숨기지 않으셨다.
 
가족끼리는 그냥 사랑하는거다. 그냥 아끼는거다. 다른 이유없다. 불만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그냥 말하는거다. 그럼으로써 사랑받지 못할 것을 예상하는 것도, 그래서 해야할 말을 마음속에만 두고 있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의사소통 없는 가족공동체는 오래가기 어렵다. 건강하지 못하다.
 
 
2003.3.2 싸이월드에 작성
2009.9.2 일부 내용 수정